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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지식

머지포인트 사태 뭐길래?

by 차리차드 2021.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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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부터 머지포인트 사태로 시끄러운데요. 도대체 이 머지포인트가 사태가 뭔지 같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머지포인트 앱은 2017년 10월에 등록되었는데, 할인 어플리케이션으로 다양한 구매처에서 할인서비스를 제공하는 멤버쉽 입니다. 업체별로 나뉜 음료 적립 쿠폰이나 적립 포인트를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제휴업체는 적립 포인트 관리를 직접 안 해도 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업체의 적립 포인트가 한 곳으로 모이니 편해진다는 장점이 있죠. 초기에는 가맹점 700여 곳으로 시작했습니다.

머지포인트는 가맹점을 꾸준히 늘려나가 2만여 곳까지 늘어났고 편의점, 대형마트와도 제휴에 성공했습니다. 편의점, 대형마트에서 결제 가능하면 가상화폐와 비슷한 위치가 되는거죠. 그래도 가맹점에서 결제시 적립되는 포인트로만 쌓을 수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본격적인 영업>

 

2020년 3월 경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기 시작하는데 20% 할인을 내걸고 포인트 바우처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할인율이 15%정도에 소액권도 판매하였으나, 서서히 유명 가맹점 수를 늘렸는데 반응이 좋자 판을 키웠습니다.

 

즉,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 게릴라 딜을 명목으로 하여 '고액 포인트 바우처'만 한정판매하기 시작한 것 인데요. 당연히 머지포인트가 듣보잡이던 시절에는 너무나 위험해 보였기에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지 않았으나, 서서히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표면상으로는 서비스가 어느 정도 안정된 듯 보였으므로 어느덧 20만 원, 30만 원권을 판매하여도 쉽게 완판되는 지경에 이르릅니다. 그리하여 '고액권을 20%의 할인율로 충전'이라는 프로모션이 확립되었고요.

해당 딜을 상시가 아닌 게릴라 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머지포인트 지지자들은 한정물량이 소진되기 전에 딜이 보이는 대로 사재기를 합니다. 그에 따라 고액의 머지포인트를 미리 쌓아 놓고 천천히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른 상품권이나 금액권에서보다 훨씬 많았는데, 이후의 피해규모가 커진 결정적 요소가 되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렇듯 머지포인트는 8만 원을 결제하면 가맹점에서 상품권처럼 쓸 수 있는 10만 '머지머니'를 충전해 주는 방식입니다. 지역화폐나 백화점 상품권 등과 비교하면 할인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바로 그 할인율 덕분에 바우처는 불티나게 팔려나갔습니다. 게다가 하이마트의 가전제품, 대형마트의 와인, 패밀리 레스토랑 등 거액을 충전해도 충분히 플렉스 할 수 있는 사용처를 제법 확보하자 뽐뿌, 여성시대, 맘카페 등에서 상당히 널리 알려졌습니다.

 

 

<점차적인 확대>

 

이후 머지포인트는 연간 구독형 상품인 '머지플러스' 도 론칭하게 됩니다. 이는 월 1만 5천 원을 미리 내면 20% 할인 혜택이 적용되어 차액 결제가 가능하며, 만일 그달에 받은 혜택 총액이 월 1만 5천 원에 미달하면 다음 달에 차액을 머지머니로 환급해주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가맹점 모두에 호환되는 범용 할인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출시 당시 서울특별시 시내버스에 광고를 집행하고, 토스에서 머지머니 환급과 별개로 구독료 이상의 금액을 토스 포인트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홍보로 회사의 주 상품으로 내세웠습니다.

 

이후 '선물하기' 기능이 추가되어 제휴된 브랜드사 외 브랜드 상품에 대해서도 결제한 기프티콘의 20%를 다시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는 '머지캐시'로 환급해주는 형태로 사용처가 더욱 확대되었지요.

2021년 4월, '머지플러스' 혜택을 장기간 누릴 수 있는 상품인 '머지패스', '머지플러스 연간권'이 출시됩니다. 기본적인 혜택은 '머지플러스'와 동일하나, 일정 기간의 월회비을 10~20% 가량 할인하여 선납한 뒤, 기간이 종료되면 월회비를 전부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독료라는 명목 아래 3천 원부터 5만 원까지를 구독 직후에 지급하기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3개월로 시작했으나 6개월, 1년까지 확대하기에 이릅니다. 확대되는 과정에서 월회비 할인이 사라지는 대신, 구독료가 더욱 늘어났고, 기간 종료 후 환급에서 월간 환급으로 변경되기도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1년권은 18만 원을 결제하면 구독료 5만 원 + 1년 후 환급 18만 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머지플러스 혜택 외에도 27% 혜택을 얻을 수 있는데, 수년치를 한 번에 결제하는 고객이 속출할 정도로 인기를 많이 끌게됩니다..

 

바우처형 상품은 최소 20% 할인율로 선불 결제를 하면 그 금액을 앱에 바우처 형태로 저장하고, 이용자는 앱에서 가맹점을 선택한 뒤 생성된 바코드를 제시하면 해당 바우처 금액 한도에서 결제가 가능합니다.

월간 구독형 상품은 월 1만 5천 원을 미리 내면 20% 할인 혜택이 적용되어 차액 결제가 가능하며, 만일 그달에 받은 혜택 총액이 월 1만 5천 원에 미달하면 다음 달에 차액을 머지머니로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장기간 구독형 상품은 기본적으로 월간 구독형 상품과 비슷하나, 이용금액과 관계 없이 월 1만 5천 원을 특정 수단으로 환급해주며, 심지어 일정 금액을 구독료라는 명분으로 추가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하였습니다.

머지포인트는 일반적인 기프티콘 사용과 유사하게 바코드를 제시하면 사실상 상품권처럼 이용할 수 있었고, 주요 편의점 및 대형마트, 커피 전문점까지 이용가능 가맹점으로 결제가 가능해 수요자가 많았으며, 주요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해당 이용권 및 바우처를 대량으로 판매하였기 때문에, 앱테크 족들에게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2021년 8월까지 누적 판매액은 1천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되고 있습니다.

 

할인율 20%는 전대미문으로 파격적이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기업이나 지자체에서도 그와 같은 할인율을 퍼준 역사가 전무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예컨대 지역내 소비 촉진을 목적으로 발행된 지역화폐는 지자체의 재정 지원을 받음에도 할인율이 6~10% 정도에 그치고, 아주 특수한 경우에만 일시적으로 15~20% 할인율을 제공할 뿐이며, 그 혜택 한도 또한 월 3~10만 원 수준으로 적습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 혜택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는 의견이 많아, 매월 예산을 소진하기 일쑤이며 제로페이 상품권은 매달 매진되는 등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머지포인트와 제일 유사한 유형의 결제수단인 문화상품권의 경우는 사정이 더욱 좋지 않아서 할인율을 최대로 적용해 저렴하게 구해보려 해도 8%를 넘는 할인율로 구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수준이며, 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더욱 할인율이 떨어져서 3대 백화점은 최대 3% 가량, 그 외 백화점도 할인율이 5%미만에 그치는 상태입니다. 그나마 머지포인트와 할인율이 유사했던 분야는 구두상품권 정도지만, 당연히 그 구두를 만든 제화사와 그 계열사 주변으로 사용처가 제한되어있죠.

할인이란 측면에서는 신용카드사가 내세우는 고객 혜택과도 경쟁관계인데, 신용카드사가 내세우는 각종 혜택은 월 결제 실적을 요구하거나 비싼 연회비를 부담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나마도 사용횟수 제한을 거는 등 사용조건이 까다롭습니다.

그런데 머지포인트는 이 모든 결제수단 및 판촉수단의 상위호환이었습니다. 이론상 할인 한도가 없고, 할인율이 최소 20%부터 시작하는 데다가, 결제요건 및 연회비를 전혀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프로모션이 적용될 경우 실질 할인율은 그보다도 더 커질 수 있었지요. 이뿐만 아니라 통신사 할인 등을 중복 적용 가능한 편의점 결제는 머지포인트 결제를 하면 실질 할인율이 30%에 근접했습니다. 당연히 기존 업체들의 수익모델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없다면 사업 유지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건 발생>

 

이처럼 누적 회원 100만 명, 일일 평균 접속자 수 20만 명을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며 한없이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머지포인트 서비스는, 운영사가 2021년 8월 11일 법률상의 문제를 이유로 축소 운영을 발표하며 주요 사용처였던 편의점, 대형마트의 결제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리자 기존 결제자들은 난리가 났다.

 

실제로 2020년 8월, GS25 결제가 막혔을 때 머지 측은 공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시스템 업데이트를 위해 막았다는 식으로 얼버무렸습니다. 이 시기부터 특히 위험의 조짐을 감지하고는 빨리 털고 나가야한다고 경고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었는데요, 그러나 그 이후로도 1년간 서비스는 유지되었고, "위험하다는 주장만 4년째인데 별일 없다"라면서 오히려 조심하는 사람들을 비꼬는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조장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였습니다.

 

2021년 8월 11일, 결국 우려하던 사태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머지포인트 운영사는 '가맹점의 업종을 제한하지 않으면, 현행 법령에 어긋난다'는 구실을 들어 기습적으로 가맹점을 '음식점'으로 한정하고 이용률이 높았던 편의점, 대형마트 등의 결제를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끊어 버리게 됩니다. 이에 따라 일방적인 공지사항과 함께 미사용분 머지머니의 90%만 환불해준다는 구글독스를 통보했습니다.

 

게다가 남은 머지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일부 영세 로컬 매장만 남아 사실상 머지머니는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8월 11일 오후 6시 30분부터 이용자들은 갑자기 결제가 되지 않기 시작했고, 주요 편의점 및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는 그 시점부터 머지포인트 결제 중단사실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용 가능 여부와 환불 가능 여부를 확인하려는 접속이 폭주하게 되어 앱 접속이 되지 않기 시작하였고, 설령 접속이 되더라도 결제 가능한 업체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이용자들은 아래와 같은 사항을 근거로 이 사업이 처음부터 계획적 폰지 사기를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머지포인트의 대량 할인 판매가 사태 발생 불과 몇달~며칠 전에 집중되었고, 소비자들에게 수십만 원 상당의 대량 선불 결제를 유도한 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 포인트 금액권은 10만 원/20만 원 단위로 고액 단위만 주로 판매하여 포인트 소진을 쉽게 하지 못하게 한 점.


특히 먹튀 직전 '4주년 행사'를 명목으로, 머지머니를 앱에 '등록'할 때 추가 포인트를 주는 프로모션을 했고, 마지막으로 진행된 프로모션의 추가 포인트 지급일은 사건 발생일 이후인 13일로 예정되었다는 점. 만일 머지머니 앱 등록을 미루었다면 전액 환불이 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여기에서 빠른 등록을 의도한 고의성이 있다는 의견 입니다.

 

 

머지포인트 앱의 접속 불능 사태 바로 전날에 대형 투자사의 투자를 받는 것처럼 언플 기사가 나왔고, 접속불능사태가 회사 퇴근시간 이후 시점인 18시 30분경 발생한 점.


머지포인트 측이 구체적인 환불 방법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과 환불을 하겠다는 노력만 보이면 형사상 사기죄 증명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회사의 사업 모델이 불확실하고 회사는 4년 동안 적자를 거액으로 감당하여 온 반면에, 일시적으로 끌어온 할인매출은 사실상 밑지는 장사기 때문에 원금을 전액 변제할 수 없는데 그 외에 회사의 자산 등은 사실상 없다는 점.

실제로 피해자들은 머지포인트를 미리 대량으로 구매하였다가 미처 사용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피해액은 사용자 1인당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수백만 원에 달한다고 알려졌고, SNS나 커뮤니티에서는 미처 사용하지 못한 잔여 머지머니 금액을 인증하는 글이 폭증했습니다.

 

결제 중단사태 당시 동시접속자 수를 기초로 본 적극 사용자 추정치(20만 명)에 1인당 피해액을 10만 원 정도로 평균하여 보면, 이용자들이 환불을 받지 못할 시 생기는 피해 총액은 무려 200억에 달합니다. 그런데 머지포인트 자본금은 고작 30억 정도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결제를 허용한 대기업 프랜차이즈 회사도 바보가 아닐 터, 머지포인트 제휴 결제를 허용하는 조건으로 머지포인트 측에 지급보증보험이나 예치금을 미리 납부할 것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당 상품을 취급하여 팔 때, 쇼핑몰에 주어야 하는 수수료 부담도 있었을 것이니 10만 원짜리 머지머니를 8만 원에 팔았다 치더라도 회사가 실제 지급 보증용도로 쓸 수 있는 돈은 8만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볼수 있겠습니다.

즉, 이미 쓴 포인트에 대한 결제 문제는 보험이나 예치금 등으로 이미 해결하였다 치더라도 사용하지 않은 포인트 매출액 중 상당수는 이미 회사가 위 보증금 납입 내지 운영비, 홍보비로 이미 소진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머지포인트는 사업 확장을 위해 이순재 등 모델을 발탁하여 광고 홍보비도 다수 지출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90% 환불도 제대로 될까 불안해하였습니다. 90% 환불이라고 하면 그래도 상당한 수준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의 전체 유저 환불 대상 잔고가 정말로 200억가량이라고 했을 때, 90% 환불만 적용해도 20억을 먹튀하는 결과이므로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또한 이미 잔고가 얼마 없어서 환불을 포기하거나, 회사를 믿지 못하여 환불 절차에 응하지 않는 경우 이와 같은 권리행사 포기 낙전 수입은 전부 회사에게 돌아가는 셈이니 90% 환급율을 주장하는 회사의 노림수는 안 봐도 비디오인 셈이지요.

이에 대하여, 대표는 해당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면서 4분기 내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할 것이며, KB국민카드와 협업하여 진행 중인 PLCC 발급 사업이 진행되면, 카드사와의 연계를 통해 단기간 내에 850~1200억 원가량 부가수입을 올릴 수 있고, 이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며, 환불을 원하는 경우 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처리하여 주겠다고 공지글로 해명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제도권 외의 업체로 확인된 마당에, 수 개월이나 결제 중단 사태가 발생한 플랫폼을 계속 신용할 수 있을지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이용자 신용이 추락한 마당에 대량의 환불 요청이 몰려오는 뱅크런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이를 당장 갚을 능력이 있는지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카드사와 협업이 이뤄진다고 해서 단기간 내에 위 매출이 실현될 수 있는지 여부도 구체적인 설명을 빼먹었습니다. 가까운 예로 기업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큰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이 1100억 원대 수준이므로, 위 매출 창출에 대한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볼수 있겠습니다.

접속불능 사태가 발생한 몇 시간 동안 머지포인트에서 사용 가능했던 프렌차이즈 백여 곳 중 대부분이 가맹을 해지하면서 순식간에 프렌차이즈 20여 곳을 빼고 텅 비어버린 채로 8월 12일 오전 12시에 앱 접속이 재개되었습니다. 하지만 오전 9시 기준으로 그나마 남았던 프랜차이즈까지 모두 사라져서 사용 가능한 브랜드가 전무해진 지경이 이르릅니다.

 

 



8월 13일, 하나멤버스 연간권의 캐시백 5만 원은 정상적으로 지급되었습니다.

여전히 결제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정확히는 기존의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한 바코드 생성 후 결제는 전부 막혔다는 것이고, 일부 지역의 로컬 매장에서 원래 사용가능했던 제로페이식 결제 방법은 8월 12일 현재 가능합니다. 즉 결제금액을 수동으로 입력해 점주에게 승인요청을 하면 결제되는 방식으로는 업주가 결제를 받아준다는 전제하에서는 가능한 것 입니다. 물론 머지포인트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소식이 공유된 이후로는 로컬 매장 업주들도 결제를 거부하였습니다.

 

11일 결제 불능 사태 이후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충격이라는 반응입니다. 이후 사태에 관해서는 대응이 나뉘는데, 빨리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고 서비스를 탈퇴하자는 의견, 우선 상황을 지켜보고 서비스 정상화를 꾀하자는 의견, 머지포인트의 취약점을 알고서도 상품을 판매한 인터넷 쇼핑몰과 핀테크 업체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 집단소송으로 대응하자는 의견 등으로 나뉘었습니다.

특히, 앞선 이용자의 사용 경험이 본의 아니게 이후 이용자에게 신뢰감을 주게 되고, 자신의 우대 경험에 대한 확증편향 때문에 오히려 사기 가해자를 기존 이용자가 변호하는 경향이 커지는 폰지사기의 특성상, 이전부터 서비스를 잘 이용해왔던 기존 이용자들 중에서는 머지포인트 사측의 대처를 믿어보자는 의견도 적지 않은 편입니다.

이들은 여기서 환불 신청을 해 봐야, 환불이 이뤄질지도 알 수 없고 설령 환불을 받더라도 약관규정상 차감된 금액만 환불받게 되는 점과 프로모션에 따른 추가 포인트나 추가 지원금이 이후에 들어올 예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번 사태만 해결되면 기존처럼 포인트를 다시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견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설령 업체가 약속한대로 정상화를 위한 법적검토를 진행하고 추후 서비스가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하루 최대 1만 포인트를 극히 제한된 곳에서만 사용가능하므로 수십만 포인트가 물린 사람들의 경우 이를 다 소진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포인트를 잘 소진해도 수개월이 걸리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여기서 1만 포인트 제한은 앞에서 말한 바코드 방식의 결제에 한정해 제한이 걸렸다는 의미이며, 어차피 바코드 방식으로 결제하는 제휴 브랜드가 8월 12일 현재 전부 철수해버린 상황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일부 1만 포인트 이상을 사용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견은 기존의 제로페이식 결제방법을 통해 로컬매장에서 결제를 한 것이고, 이 결제 방법의 경우 업주가 결제를 받아준다면 결제가 가능은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 결제 가능한 일부 로컬 매장을 중심으로 남은 머지머니를 사용해 보자는 의견도 있는데, 다음날 해당 로컬 매장에서 머지머니 결제를 받아줄지가 의문이며, 설령 11일 퇴근 시간 이후에 발생한 이 사태를 모르는 업주가 있다 하더라도, 그 정보불균형을 이용해 이 사태를 숨기고 불량 결제수단을 떠넘겨 결제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정당하냐는 반론이 있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하프플라자 사태, 거성 모바일 사태와, 2010년대 초중반 "도깨비쿠폰" 폰지사기 사건 등에서 여실히 드러난 바와 같이, 기존 이용자의 경험과 바이럴 마케팅에 취약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한계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이 터지기 전에 드러난 수 없이 많은 미심쩍은 부분에 대해 정당하게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들조차 뽐뿌 등에서는 8월 11일 사태 전까지만 해도 기존 사용자를 중심으로 당시 결제가 문제 없이 잘 이뤄진다는 이유로 머지포인트의 서비스에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도록 막고 프로모션 코드를 뿌리는 등 오히려 사용을 사실상 부추겼습니다. 그러다가 사태가 커지자 '피해자는 자신의 선택으로 구매한 것일 뿐이고 나는 잘 썼으니 문제 없음'이라는 투로 태세 전환을 보이는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컴퓨터 하드웨어 커뮤니티인 쿨엔조이에서는 이전부터 폰지사기가 아니냐는 글이 다수 올라왔고 댓글에서 회사 구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논의된 바 있으며 스사사에서는 운영진이 직접 나서 공지글로 해당 사업의 문제점에 주의를 당부하고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머지포인트 글 게시를 제재한 것으로 봐서 커뮤니티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다른 듯합니다.

또한, 이번 사태로 유명 업체에서 문제 없이 써 오던 기존의 상품권이 어느 날 갑자기 지급불능이 될 수 있음을 일깨운 덕분, 선불로 결제하는 구독형 상품과 기존의 상품권들을 불신하여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습니다. 또한, 실현 가능성 있는 수익 모델 없이 그럴싸한 외형만 키웠다가 투자자를 유치하고 먹튀하려는 일부 스타트업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도 비판적 의견이 나왔습니다.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역 인근엔 13일 오전부터 수많은 시민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럽게 포인트 판매를 중단한 머지포인트 측에 환불을 받기 위해서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가입자들이었는데요. 가입자들로 이어진 줄은 머지플러스 본사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약 200m 정도 골목을 돌아서까지 이어질 정도로 길었습니다. 12일 오후부터 모이기 시작한 가입자들은 새벽에도 귀가하지 않고 회사 측과 대립하며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약 1만4000명의 피해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합의서 내용을 보면 '본인은 머지플러스 사업장 방문을 통해 환불을 받았다는 내용을 제3자에게 공유하지 않겠다', '본인은 이후 머지플러스가 성실과 신의로 환불 대응을 했음을 증언 또는 증명해주시는 것에 동의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는 문서 내용에 대해 "피해 회복 노력했다는 증거 확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머지포인트 사태 앞으로 어떻게 해결이 될지 지켜봐야될거 같습니다.